오디오 앰프 볼륨 조절 리모컨 DIY (1/2)

 
#1. 긴급 D.I.Y. 요구사항 접수

 
사전에 알고 있던 요구사항이었다.
존경하옵는 "긴형님"의 DIY 요청...
버릇없이... 그냥 귀로 몇 번 흘려버렸을 뿐이다.
 
"진공관 앰프 볼륨을 수동으로 조절해야 하니..."
"많이 불편하네..."
"리모컨이 있으면 참 좋을 텐데..."
 
하지만, 
이번 요청은 특별하게 "긴급"이라는 빨간딱지를 붙이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깔끔하게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나름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
꼭 이쁘게 만들어서 드려야 한다. 꼭~~~! ^^
 
일단 접수받은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기존에 사용하던 앰프는 털끝하나 손대면 안 된다. (중고가격 개값 된다. ㅠㅠ) 
② 리모컨을 이용해서 볼륨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쇼파에서 볼륨을... )
③ 이쁘고 뽀대가 나야 한다. (오디오는 가오지...)
 
카톡으로 사진 한 장을 보내 주신다.
요약하면... "[그림 1-1]과 같은 구조이면서... 간지가 좔좔~~ 흘러야 한다"가 되겠다.
사진에서 긴형님의 앰프는 아래에 금빛 물건이고...
만들어야 하는 물건은 위에 있는 은빛 물건이다.
 
사진을 잘 뜯어보면,
리모컨과 무선으로 연결되는 작은 함체 (은빛 물건)를 만들어야 하고,
함체에 포함된 검은색 볼륨 노브(knob)를 리모컨으로 돌리면...
빤쓰 고무줄 등을 이용해서 기존 앰프의 볼륨 노브가 같이 돌아간다.
는 원리임을 알 수 있다.
 

[그림 1-1] 긴형님의 요구사항이 집약된 사진

 
 

#2. 폭풍 검색

 
일단, existing work(기존 제품 혹은 DIY) 검색에 들어간다.
이러한 요구사항은 오디오인들 사이에서 꾸준했을 테니...
 
처음 눈에 들어온 건 [그림 1-2].
미니 DAC을 대용량 배터리와 함께 별도의 함체에 넣었는데...
내부 DAC 볼륨을 리모컨으로 돌리고 싶어서 시도했다고 한다.
"원격 볼륨을 지원하는 가변저항+모터 (이하 원격 볼륨)" 제품을 도입했다.
원격 볼륨...
리모컨을 포함한 회로를 새롭게 만들지 않아도 되니... 아이디어는 좋은 것 같다.
 

[그림 1-2] 비슷한 물건 #1

 
 
두 번째 제품은 [그림 1-3]. 디자인은 깔끔하니 이쁨 ^^.
한때 (2006년 정도로 추정) 9만 9천원에 판매되었으나, 지금은 단종된 상태 ㅠㅠ
 

[그림 1-3] 비슷한 물건 #2

 
현재 판매되고 있는 유일한 제품이 바로 [그림 1-4].
디자인은 그닥 맘에 들지는 않지만...
타이밍 벨트 방식이라 짱짱하게 볼륨을 돌려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림 1-4] 비슷한 물건 #3 리비도 C.R.S

 
긴형님께서 급하다고 하시니...
그냥...
하나...
사 드리는 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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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생각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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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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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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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만들어 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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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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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그렇고 말고..."
 
 

#3. 부품 주문

 
일단, 아이디어는 [그림 1-2]의 것을 채택한다.
굳이 이것저것 제작할 필요 없이 "원격 볼륨을 지원하는 가변저항+모터"만 구입하면 될 것 같다.
원래 이 제품은 일반적으로 오디오에서 디지털 볼륨의 문제점(음질 열화)을 없애는 동시에 리모컨으로 볼륨을 제어하기 위해서 판매하는 제품이다.
 
주문한 제품은 [그림 1-5].
다른 거 필요 없고...
보드에 DC 9~15V 전원만 입력해 주고...
리모컨에 배터리 넣으면...
그냥 볼륨 단자가 사정없이 돌아가는...
이상적인 제품 되겠다.
가격도 착하다...^^
 

[그림 1-5] 주문한 리모컨 가변저항 세트

 
그다음 중요한 것이 바로 케이스(함체) 되겠다.
일단 이쁘고, 작은 크기의...
적외선 리모컨 신호 입력 위한 구멍이 하나 나와 있는 넘으로 열심히 찾았다.
낙점된 결과를 보시라...  [그림 1-6].
 
(W) 70mm, (D) 160mm, (H) 100mm의 적당한 크기,
All 알루미늄 바디에 아노다이징 처리...
커다란 볼륨 노브와 눈곱만 한 LED 구멍 (리모컨 신호 입력으로 사용)...
미려하면서도 절제된...
음...
배송비 합계 거의 3만원 정도로 비싸지만...
이걸로 결정~~!
 

[그림 1-6] 주문한 함체

 
그다음은 두 볼륨 노브를 연결해 줄 고무줄이 필요하다.
간지가 생명인 이 프로젝트에서 진짜 빤쓰 고무줄을 쓸수는 없는 일 아닌가?
알리 익스프레스(Ali-express)에는 없는 물건이 없다.
CD-ROM에 사용되는 폭 4mm짜리 고무벨트를 주문했다. ([그림 1-7] 참조)
혹시나 해서 접었을 때 기준으로 길이 162mm, 145mm 두 개...
 

[그림 1-7] 주문한 고무 벨트

 
마지막으로 원격 볼륨 장치에 전원 입력을 위해서 [그림 1-8]과 같은 220V AC to 12V DC 전원 변환기를 주문했다.
이제 모든 부품 주문 완료~~~!!
 

[그림 1-8] DC 전원 변환기

 

#4. 1차 시제품 제작

 
예전에는 잊어버릴만 하면 오더니...
요즘은 알리 배송도 빨라졌다.
약 2주 정도 걸렸나?
모든 부품이 도착했다.
 
모터 달린 볼륨을 기구물에 살포시 끼워본다.
헉...
구멍이 작다.
무적의 전동드릴로 구멍을 [그림 1-9]처럼 넓혀 주었더니...
[그림 1-10], [그림 1-11]처럼 볼륨 노브 고정이 가능하다.
 

[그림 1-9] 구멍 넓히기

[그림 1-10] 볼륨 꼬다리 고정

[그림 1-11] 볼륨 노브 결합

 
이제 세 부품을 납땜 및 글루건 신공을 발휘하여 이쁘게 연결한다. ([그림 1-12], [그림 1-13], [그림 1-14] 참조)
 

[그림 1-12] 연결도 - 정면

[그림 1-13] 연결도 - 측면

[그림 1-14] 연결도 - 후면

 
짜잔~~~ 완조립된 시제품 ([그림 1-15] 참조) 되겠다.
나름 깔끔허니 디자인도 괜찮은 것 같다. ㅋㅋㅋㅋ
 

[그림 1-15] 1차 시제품 조립 완성도

 
그럼 테스트를 해봐야겠지?
[그림 1-16]을 참고하면...
멋지다...
잘 동작한다.
끼얏~~ 호~~~!!
 

[그림 1-16] 1차 시제품 동작 동영상

 
 

#5. 납품 실패 (ㅠㅠ)

 
물건(?)을 주섬주섬 포장하고,
발주자이신 긴형님께 기쁜 맘으로 납품을 알린다.
형님께 뭔가를 해드릴 수 있다는 것에 무척 기쁘다.
 
점심시간으로 납품시간이 잡히고...
긴형님께서 반색하시며 주문해 주신 짬뽕과 탕수육이 입에 한참 들어갈 때쯤...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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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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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잘 돌아가던 넘이...
고무줄을 물려서 앰프 노브와 연결했더니...
꼼짝을 안 한다. ㅠㅠ"
 
남은 짬뽕과 탕수육을 먹으며 애써 별일 아니라는 듯이 말씀드렸지만...
많이 민망했고...
머리가 복잡해졌다.
 
곧바로 원인 분석에 들어가고 대책을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