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way 스피커 개조 및 룸 보정

룸 보정 - 개념 및 몇가지 시도 (6/8)

대갈공명 2022. 2. 26.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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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룸 측정

 

이전 글에서... 우리는 3-way 크로스오버를 사용하여 나름 괜찮은 주파수 특성을 얻었다.

단, 측정한 특성은 스피커가 음향 무반향실(Anechoic Chamber)에 설치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스피커 자체만의 특성을 측정하고 근사해서 만들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실제로 우리의 청음 환경은 무반향실이 아니고...

3평 남짓한 내 방과 거의 유사한 소리의 반사가 무쟈게 많은 제한된 공간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무리 완벽한 주파수 특성을 가진 스피커라고 할지라도...

설치된 환경에 따라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나는 소리를 들려준다는 점이다.

 

실제로 내 방에 설치한 스피커를 예로 들어보자.

나는 [그림 6-1]과 같은 환경에서...

리클라이너 의자에 앉아서 청음을 할 예정이다.

내 청음 환경의 귀 위치에 [그림 6-1]과 같이...

Minidsp UMIK-1 마이크를 설치한다.

이전과 다르게 마이크 방향을 위를 보게 한 이유는...

실제 청음 환경과의 최대한의 유사성을 맞추기 위해서이다.

 

[그림 6-1] 청음 환경에서 스피커 특성 측정 환경

 

내 목표로 하고 있는 전대역(20Hz ~ 20kHz) 측정한 결과를 한번 볼까?

[그림 6-2]를 보자.

 

엄청 지저분한 결과가 나온다.

 

[그림 6-2] Room 환경에서 전대역 측정 데이터

 

 

#2. 측정 결과 분석

 

이 경우, 일반적으로 측정곡선 Smoothing을 수행하는데...

내가 선호하는 Smoothing 방법은 REW에서 지원하는 Varable Smoothing이다.

이 방법은 저주파는 Smoothing을 덜하고.. 고주파는 많이 하는 방식으로,

실제로 고주파의 지저분한 특성은 귀에서는 구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스피커만의 특성을 보여주는 챔버 환경에서의 결과와 비교해 보자.

 Variable Smoothing을 한 결과는 [그림 6-3]의 빨간색 그래프이다.

챔버 환경을 모사한 파란색 그래프와 비교하면... 많이 다르다.

 

[그림 6-3] 챔버 vs. 룸 환경 측정 스펙트럼 비교

 

일단 두 그래프의 공통적인 특징을 한번 살펴보자.

 

① 배플 스텝(Baffle Step)

- 요거는 스피커의 전면판(요거를 베플이라고 한다)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회절(Diffraction)에 의해서 우퍼의 저주파 특성이 감쇄되는 현상이다.

- 이 현상을 없애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이, 동일한 우퍼를 두 개 사용하고, 하나의 우퍼는 Baffle Step을 메워주는 역할을 하는 Tall Boy 스피커이다 ([그림 6-3] 참조). 나 같은 가성비 DIY족들은 엄두를 내기 힘든 방식이다. 유닛 가격이 얼만데.. ㅠㅠ

- 나는 이 현상을 없애기 위해서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500Hz로 높이고... 이퀄라이저(EQ)로 조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저가의 방법이다.

 

[그림 6-4] B&K 801 D4 스피커

 

② High Roll-Off

- 고주파수는 직진성이 강하고... 투과 및 회절 특성이 저주파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통상적인 스피커의 고주파 부분은 조금씩 주파수에 따라 음압이 떨어지는 특성을 가진다.

- 내 시스템의 경우에는 앰프의 특성까지 조합되어 더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 다음은 [그림 6-3]의 두 그래프가 너무나도 많이 달라지는 "Room Effect" 부분이다.

인간적으로 차이가 나도 너무 많이 난다. 심지어 최대 20dB 이상 작아지는 주파수도 있다.

특히나 저음에는 정말 치명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 현상은 도대체 왜 생기는 것일까?

그 이유는 한마디로 말하면, "소리는 파동이며, 제한된 공간에서는 반사(Reflection)와 회절(Differaction)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① 반사(Reflection)

- 스피커는 특정 방향으로만 신호를 내보내지 못하고, 거의 모든 방향으로 음파가 전달된다. 특히 저주파 신호는 더욱더 그렇다.

- 직접파 외에 바닥, 천장, 벽 등에 반사되어 들리는 소리는 직접파 대비 지연(Delay)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유식한 말로 위상(Phase)이 달라진다고 한다.

 

② 회절(Diffraction)

- 대부분의 청음실 내부에는 스피커만 존재하기 힘들며, 책상, 컴퓨터 등 각종 물들이 존재한다.

- 이런 물건에 부딪친 신호는 회절 현상을 일으키고, 생각치도 못한 방향 및 위상으로 변화하여 들린다.

- 회절이 일어나는 이유도 "음악은 파동"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두 현상이 조합된 증거를 [그림 6-5], [그림 6-6]이 보여준다.

[그림 6-5]는 [그림 6-3]의 파란색(무반향실)에 해당하는 시간영역 impulse response를 나타낸다.

참고로, impulse response는 스피커로 짧은 "탕"하는 신호를 쐈을 때, 출력 신호를 나타낸다.

보는 바와 같이, 약 5ms 이내에 모든 신호가 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6-5] 챔버 환경 측정 Impulse Response

 

반면, [그림 6-6]은 [그림 6-3]의 빨간색(룸 환경)에 해당하는 시간영역 impulse response를 나타낸다.

보는 바와 같이, 약 4ms이후에 첫번째 반사파(요거는 바닥 반사파일 것으로 예상)가 도착하고...

그 이후에 끊임없이 (약 150ms까지 존재) 원하지 않는 신호가 입력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방금 설명했던 반사 및 회절된 신호 되겠다.

 

[그림 6-6] 룸 환경 측정 Impulse Response

 

#3. 룸 공진

 

그렇다면...

[그림 6-3]에서 그럼 70Hz에서 100Hz 사이에서 푹 꺼지는 부분의 정체는 도대체 뭘까?

바로, "룸 Effect"로 인해 발생하는 Null (심하게 아래로 떨어지는 valley)이다.

 

예를 들어, 청취자 입장에서 직접 듣는 직접파와...

청취 룸에 반사되어 합쳐진 신호 위상이 같다면... ([그림 6.7](링크 참조)의 좌측 그림처럼 말이다.)

그 주파수 신호는 최대 두 배가 될 수 있다.

[그림 6-3]에서 33Hz 부근 및 68Hz 부근이 여기에 해당되겠다.

하지만, 두 신호의 위상이 180도 달라진다면?

[그림 6-7]의 우측 그림처럼 대상 주파수 신호가 없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이것이.. 룸 Effect에 따른 Null이다.

 

[그림 6-7] 두 파동의 위상에 따른 커짐과 작아짐 효과

 

측정 그래프에서 Null이 발생하는 주파수가... 70Hz ~ 100Hz이니깐...

70Hz면... 파장으로 환산하면 4.86미터..

100Hz면... 파장으로 환산하면 3.4미터..

 

내 청취 룸이 가로 3.4미터, 세로 4.8미터, 높이 2.4미터니깐...

오롯이 룸 크기로 인한 공진으로 설명된다.

 

쩝... 이런 건 또 드럽게 이론이랑 잘 맞아요...

 

그리고... 조금씩 작아지기는 하지만, 

첫 번째 Null 주파수의 배수에 해당하는 주파수에 Null이 추가로 발생한다. ㅠㅠ

([그림 6-3]에서는 추가로 세 개의 Null이 보인다.)

 

그런데... 이 Null이라는 넘이 환장하는 게...

스피커는 해당 대역의 신호를 정상적으로 빵빵하게 내보내고 있는데도 출력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재수 없으면... 그 대역의 신호가 전혀 안 들린다는데 있다.

 

그리고... 이 Null은 없애기가 정말 어렵다.

일단, 절때로(강조) 이퀄라이저(Equalizer)로 Boost 시키지 말아야 한다. (엄청 중요)

그 이유는 스피커에서 출력되는 음악은 순수음악+잡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Null 환경에서는 순수음악만 거의 없어지고... 잡음은 그대로 존재한다. ([그림 6-7] 우측 그림 참조) 

(위상이 랜덤 한 잡음은 합쳐진다고 없어지지 않는 게 당연한 이치...)

이 상황을 기술적으로 설명하면 청취 신호의 SNR(Signal-to-Noise Ratio)이 엄청 낮아진다는 말과 같다.

그런데... SNR이 낮은 신호를 크게 증폭시키면?

당연히 잡음이 엄청 크게 증폭되면서...

절대로 깔끔한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룸으로 인해 발생하는 저주파 Null은 다른 방법을 사용해서 보정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① 벽, 천장 등에 해당 대역 흡음판을 설치한다. ([그림 6-8]처럼 말이다. 그림은 링크 참조)

 

[그림 6-8] 청취룸에 반사판 설치

그런데.. 이것도 쉽지 않다..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와 측정, 비용이 수반되어야 한다.

 

② Null이 발생하는 주파수를 담당하는 별도의 서브우퍼를 설치한다.

서브우퍼를 3개 이상 사용하시는 분들이 주로 서브우퍼 Delay를 조금씩 바꿔가면서...

여기를 메우는 방법을 사용하더라...(링크 참조)

일반적으로 오디오 믹싱 작업하는 분들이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③ 개인적으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우퍼의 포트를 후면에 두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저음이 나오는 후면 포트와 벽 간의 이격 거리를 조정하면...

저음부의 특성이 많이 바뀐다.

실제로 나는 1호기(신통이)를 통해서 실제로 효과를 확인했다. (링크 참조)

[그림 6-9]에서 보듯이, 스피커 위치 조정만으로 엄청 큰 Null을 잡았더랬다.

그런데.. 이 방법도 약간의 단점이 존재한다.

스피커 위치를 조금만 옮겨도 저주파 특성이 급격히 변한다는 점이다.

 

[그림 6-9] 스피커 후면 포트와 벽 간의 이격거리에 따른 주파수 응답 변화 (붉은색: 20cm, 초록색: 60cm)

 

④ 마지막으로, 가장 궁극적인 해결 방법인데... 거대한 청취 룸을 만드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미터 x10미터 청취 룸을 만들고, 스피커 및 청취 소파 정도만 둔다고 가정하면,

룸 공진에서 Null이 발생하는 주파수는 대략 34Hz...

이 정도면 거의 스피커에서 낼 수 없는 영역일 뿐 아니라,

반사파의 전송거리가 엄청 길어지면서 감쇄 역시 많아질 수밖에 없다.

룸 공진이 거의 없는 상황이 되겠다.

 

참...

오디오의 끝은 새집 장만이라더니...

그 말이 딱 맞는 말이다.

물론, 나는 언감생심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방법이다.

 

 

#4. 해결을 위한 시도 #1 - 스피커 위치 조정

 

어차피 ① 배플 스텝과 ② High Roll-Off는 뒤에 해결한다고 치고... (EQ로...)

가장 큰 문제점인 "Room Effect"를 약간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시도해 본다.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일단, 처음 시도해 본 방법은 "스피커 위치 조정" 되겠다.

혹시 좌/우 스피커의 위치를 각각 조정하여 저주파 부분의 Null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림 6-10]은 좌측 스피커의 다양한 위치 선정에 따른 저주파 특성 측정 결과이다.

좌/우로 최대 30cm, 각도는 15도 정도 바꿔 봤는데... 별반 차이가 없다.

서브우퍼 포트를 뒤에 위치시켰다면...

스피커 위치 이동에 따라 드라마틱하게 변할 텐데...

앞에 포트를 뒀더니...

역시 변함이 없다. 쩝..

 

[그림 6-10] 좌측 스피커 위치 조정에 따른 변화

 

[그림 6-11]은 우측 스피커의 위치 선정에 따른 저주파 특성 측정 결과이다.

요넘도 크게 변화가 없다.

 

[그림 6-11] 우측 스피커 위치 조정에 따른 변화

 

첫 번째 시도는 재미를 못 봤다... ㅠㅠ

 

 

 

#5. 해결을 위한 시도 #2 - 딜레이 조정(Delay Adjustment)

 

두 번째로, 좌/우 두 스피커의 서브우퍼 "딜레이 조정"을 시도해 봤다.

 

이 방식의 주요 아이디어는...

① 저주파 부분은 소리의 방향성을 사람이 거의 인지하지 못한다.

② 저주파 부분은 약간의 시간 지연이 생겨도 사람이 거의 인지하지 못한다.

라는 두 가지 특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일단, 우리는 좌/우 두 개의 서브우퍼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튜닝하는 포인트는 바로, 두 서브우퍼 중에 하나의 서브우퍼에 지연(Delay)을 주어...

두 신호를 동시에 들었을 때, 저주파 부분의 Null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좌/우 스피커에서 서브우퍼로 동일한 신호가 출력될 때는 효과가 있겠지만...

한쪽만 나오는 경우는 효과가 없어지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지연(Delay) 설정도 최대 10ms까지만 허용한다.

그 이유는 현재 서브우퍼가 500Hz까지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지연은 200Hz ~ 500Hz 대역의 신호에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REW 소프트웨어는 대단한 도구다.

내가 상상하는 기능은 모두 다 가지고 있는 둣 하다. (근데 무려 공짜다...)

 

"REW -> Controls -> Alignment Tool"을 실행하면, [그림 6-12]와 같은 화면이 나온다.

 

[그림 6-12] REW Alignment 도구 설정 화면

 

그림의 붉은색 칸에 지연(Delay) 값을 입력하면, 우측 스피커 신호에 해당 지연 값이 적용된 좌/우 스피커의 합성 특성을 시뮬레이션해 준다. 멋지다...

 

[그림 6-13]은 지연을 0ms ~ 10ms까지 입력해서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를 보여준다.

입력 값에 따라... 500Hz 이하의 저음 부분이 많이 바뀐다...

그런데... 내가 없애고 싶어 안달이 난 70 ~ 100Hz 대역 Null은 꿈쩍도 안 한다.

이런~~~~!

 

[그림 6-13] 우측 스피커 지연(Delay)에 따른 좌/우 스피커 합성 시뮬레이션 결과

 

실제로... minidsp에 여러 가지 값을 [그림 6-14]와 같이 입력하고...

수많은 측정을 통해서 시행착오를 해 본다.

 

[그림 6-14] Minidsp 2x4 HD 지연(Delay) 설정

 

생각보다 시뮬레이션 결과가 잘 맞는다. 신기할 따름이다.

시행착오의 결론은 내 스피커 시스템에서의 최적의 지연 값은 0.9ms라는 것이었다.

[그림 6-15]는 지연이 없을 때(초록색)와 0.9ms 지연 값에 따른 특성을 비교한 그림이다.

 

막상 최적 값이라고는 했지만...

Null을 없애려는 목표에는 근접하지도 못하고...

눈꼽만큼의 개선만이 있을 뿐이다.

 

이 방법도 그닥... ㅠㅠ

 

[그림 6-15] 지연 값에 따르 좌/우 스피커 합성 특성 (초록색: 0ms, 빨간색: 0.9ms)

 

 

#6. 해결을 위한 시도 #3 - 서브우퍼 앰프 게인 올리기

 

나름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서브우퍼 앰프만 게인을 올리면... Null도 같이 따라 올라가지 않을까?

 

곧바로 시도해 본다.

앰프가 부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게인을 올리고...

특성을 측정했다...

 

내 말이 맞았어... 나 천재 아냐?

 

[그림 6-16]은 앰프 게인 올리기 이전/이후의 좌/우 스피커 합성 특성을 보여준다.

크로스오버 포인트(500Hz) 이하의 신호가 커지면서...

Null 깊이 또한 줄었다.

74dB를 기준으로 이퀄라이져(EQ)를 적용하면, 그림의 노란 원 부분은 그대로 남게 될 것이고...

해당 대역의 Null 깊이를 그만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은 괜찮은 차선책인 것 같다.

 

[그림 6-16] 서브우퍼 게인에 따른 좌/우 스피커 합성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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